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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 않기에 더욱 아름답다: 달항아리, 한국 도자의 달빛 철학 달항아리, 이름부터 시(詩)다처음 그 이름을 들으면 잠시 멈춰 서게 됩니다.‘달항아리’.정식 명칭은 백자대호(白磁大壺)지만, 사람들은 이 항아리를 보고 “달 같다”고 느꼈고, 결국 그것이 이름이 되었습니다.달처럼 둥글고 부드럽고, 흠 없는 완벽보다 결점이 빚어낸 여백의 미를 담은 이 항아리는 조선 도자의 미학을 대표하는 존재입니다.왜 '달항아리'인가?달항아리는 조선 후기(18세기 전후) 궁중에서 주로 사용된 커다란 백자 항아리입니다.지름은 40cm 안팎, 높이도 40~45cm 이상으로, 두 개의 반구형 몸체를 연결해 만든 게 특징이에요.완전한 구형이 아닌, 미묘하게 찌그러진 비대칭순백의 유약 속에 흐르는 미세한 철분 기운입구와 바닥이 좁고, 중간이 풍성한 곡선이 모든 불완전함이 '달'의 자연스러운 존재감.. 2025. 6. 14.
절대색감: 인간의 뇌가 고정된 색을 느끼는 순간, 과학일까 착각일까 색은 눈으로 보는 것일까, 뇌가 만들어낸 이미지일까하늘은 왜 파랄까요. 바다는 왜 푸르다고 느껴질까요. 우리는 눈앞에 펼쳐진 색을 당연하게 인식하지만, 사실 색은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지각되는 것'입니다. 빛의 파장이 물체에 반사되고, 그 파장이 망막의 세포를 자극하며, 뇌가 이를 특정 색으로 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색을 인식하게 됩니다.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뇌'의 역할입니다. 뇌는 주변의 빛, 배경, 명암, 환경 등을 참고해 색을 판단합니다. 다시 말해, 같은 물체라도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질문이 하나 떠오릅니다. 모든 조건이 달라져도 특정한 색을 언제나 똑같이 인식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마치 절대음감처럼, 변하지 않는 .. 2025. 6. 14.
신은 존재하는가? — 종교철학이 던지는 가장 오래된 질문 “하늘을 보면 누가 만들었는지 궁금하고,고통을 겪으면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묻게 된다.”우리는 살아가며 자연스럽게 신을 떠올립니다.하지만 진짜 묻고 싶은 건 이것 아닐까요?"신은 정말 존재하는가?"이 질문은 단순히 종교적인 호기심이 아닙니다.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존재의 의미를 찾고, 고통과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식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종교철학은 바로 이 질문에 가장 치열하게 접근합니다.오늘은 신의 존재에 대한 대표적인 철학적 주장과 반박을 따라가 보며, 이 오래된 논쟁 속에서 우리가 진짜로 생각해봐야 할 것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1. 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을까?신의 존재를 다룬 대표적인 철학자들은 보통 다음 세 부류로 나뉩니다:신 존재를 주장한 철학자들 (예: 아퀴나스, 안셀.. 2025. 6. 13.
마르크스와 자본주의 비판: “돈은 커지는데, 왜 삶은 나아지지 않을까?”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으로 세상을 바꾸지만, 정작 자신의 삶은 바뀌지 않는다.”이 말이 지금 이 순간 당신에게도 낯설지 않게 들린다면, 당신은 이미 마르크스의 세계에 발을 디딘 셈입니다.카를 마르크스(Karl Marx)는 단순한 혁명가가 아닙니다. 그는 인간의 삶을 가장 심층적으로 탐구한 철학자이자 경제학자였고, 자본주의를 가장 날카롭게 분석한 사상가였습니다. 그가 살았던 19세기 후반, 산업혁명은 문명을 급속히 진보시켰지만, 그 이면에는 가난과 불평등, 노동 착취, 인간성의 붕괴가 있었습니다.그는 묻습니다."왜 부는 쌓이는데, 사람들의 삶은 더 나아지지 않는가?"그리고 그 해답을 "노동"이라는 키워드에서 찾습니다.1. 자본주의란 무엇인가: 겉은 자유, 속은 착취?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자본주의 체제입니.. 2025. 6. 13.
트럼프의 귀환? 미국 대선과 관세 전쟁의 재점화 중국, 러시아, 그리고 세계 경제는 어떤 폭풍을 맞이할까?“Make America Great Again”의 귀환 신호탄2024년을 거쳐 2025년, 미국 대선 정국은 다시 한 번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도널드 J. 트럼프가 있습니다.그가 다시 백악관에 입성한다면, 세계 경제는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격동의 소용돌이에 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그의 대표 정책 중 하나였던 ‘관세 전쟁(Tariff War)’—특히 중국과의—은 이미 한번 전 세계 공급망을 뒤흔들었죠. 그런데, 그 전쟁이 다시 시작될지도 모릅니다.트럼프 1기: 관세로 밀어붙인 “협상의 기술”트럼프는 대통령 재임 기간(2017~2021) 동안 관세를 무역 협상의 도구로 적극 활용했습니다.단순한 경제 정책이 아니라, 국가 전략의 일.. 2025. 6. 5.
바이러스는 생명체일까? - 생명의 경계에 서 있는 존재들 🧫 살아 있는가, 아닌가?"바이러스는 생명체가 아닙니다."이 말은 과학 교과서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문장입니다. 그런데, 어떤 바이러스는 스스로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진화하며, 숙주 없이도 수년간 살아남습니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생명'일까요?바이러스는 우리에게 이렇게 묻습니다."생명이란 정확히 무엇이죠?"🧬 바이러스의 정체: 생명체처럼 행동하는 '비생명체'?바이러스는 기본적으로 DNA 또는 RNA 하나만을 품은 유전물질 뭉치입니다. 여기에 단백질 껍질(캡시드)이 감싸고 있는 단순한 구조죠. 세포조차 없습니다.하지만 숙주 세포에 들어가면 상황이 달라집니다.스스로 복제하고,변이를 일으키고,진화하기까지 하죠.이는 우리가 생명체에게 기대하는 전형적인 속성들입니다.그렇다면… “살아 있는 동안은 생명체, 밖에선.. 2025. 6. 4.